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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국제통상연구원』 EU 산업가속화법안의 주요 내용과 국내 산업계 시사점 - Issue Brief, 2026

Published on
2026.03.18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26년 3월 4일 배터리·전기차·철강 등 전략산업의 역내 제조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는 산업가속화법(IAA, Industrial Accelerator Act) 법안1)을 발표했습니다. 법안은 공공조달·보조금·재생에너지 경매 등 EU의 공적 지원 전반에 단계적 원산지 요건을 도입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며,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법 시행 3년 이후부터 주요 부품에 EU 원산지 요건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우리 기업들의 경우, 한-EU FTA 및 WTO 정부조달협정(GPA)에 따라 비교적 유리한 제도적 여건을 갖추고 있으나, 위임입법을 통한 세부 요건 변경 가능성과 입법 과정의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이번 이슈브리프는 해당 법안의 주요 내용과 산업·통상 측면의 시사점을 분석하였습니다.

1. 법안 개요
    IAA는 배터리·전기차·태양광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 유럽연합 역내 제조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는 포괄적 산업 규제 프레임워크로, EU 제조업의 GDP 비중이 2035년까지 최소 20%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공조달·정부 보조금·재생에너지 경매 등 EU의 공적 지원 전반에 단계적으로 원산지 요건을 부과하고, 글로벌 제조 역량 40% 이상을 보유한 국가의 투자자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 심사 체계를 새롭게 도입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법안은 총 6개 장(Chapter), 36개 조문 및 5개 부속서로 구성되며, 유럽의회·이사회의 심의와 삼자협의 등 최종 입법까지 상당한 절차가 남아 있다.
 
법안의 3대 축

    ① 공적 지원에 연동된 EU 원산지 요건을 단계적으로 부과 (공공조달·보조금·재생에너지 경매)

    ② 대규모 외국인직접투자에 대한 6대 요건 심사 체계 신설 (6개 중 4개 이상 충족 요구)

    ③ 산업제조가속화구역 지정 및 허가 절차 간소화

2. 주요 내용
    1) EU 원산지 요건: 배터리·전기차·철강 중심
        IAA는 공공조달·재생에너지 경매·보조금 등 공적 지원 수혜를 위해 아래와 같은 EU 원산지 요건을 단계적으로 부과한다.
 
구분 1단계(시행 후 ~ 3년) 2단계(시행 후 3년 ~)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배터리 셀 + 배터리 관리 시스템(1MWh 초과 시) 배터리 셀 + 배터리 관리 시스템 + 추가 주요 부품 1개
전기차 차체(배터리 제외) EU 역내 조립 & 차량 전체 부품(배터리 제외)의 70% 이상 전동 파워트레인, 주요 전자 시스템 원산지 가치(value)의 50%
전기차 구동 배터리 배터리 셀 포함 주요 부품 3개 이상 배터리 셀 + 양극 활물질 + 배터리 관리 시스템 포함 주요 부품 5개 이상
철강(저탄소 라벨) 위임입법으로 온실가스 집약도 기반 분류 체계 수립(EU 탄소거래제·탄소국경조정제도 데이터 활용) 좌동
※ 전기차 구동 배터리 요건은 공공조달·기업 차량 보조금·승용차/경상용차 슈퍼크레딧(초저배출 차량 배출량 산정 우대) 등 광범위한 공적 지원에 연동되며,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 요건 대비 현저히 엄격하다.

    2) 동등 원산지 자동 인정 체계: 한국에 유리한 구조
        IAA는 EU와 FTA 또는 GPA를 체결한 국가의 원산지 원자재를 EU 원산지와 동등하게 자동 인정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종전 유출된 법안 초안이 EU 집행위원회가 '신뢰 파트너'를 별도로 지정하는 방식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국 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경된 것이다. 한국은 한-EU FTA 체결국이자 GPA 가입국이므로, 한국산 배터리 부품·자동차·철강 제품이 EU 공공조달 시장에서 별도 지정 절차 없이 EU 원산지와 동등하게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EU 집행위원회는 위임입법으로 특정 국을 동등 원산지 인정에서 배제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며, 이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위험 요인이다.

    3) 외국인직접투자 조건 심사 체계 신설
        글로벌 제조 역량 40% 이상을 보유한 국가의 투자자가 배터리·전기차·태양광·핵심 원자재 분야에 1억 유로를 초과하여 투자하는 경우, 아래 6대 요건 중 4개 이상 충족 시 승인된다. 단, 한-EU FTA 체결국인 한국 기업의 투자는 이 조항 적용에서 명시적으로 제외된다.
 
조건 내용
① 지분 제한 대상 기업 주식·의결권의 49% 초과 취득 불가
② 합작 투자 EU 기업과의 합작 투자, 외국인 지분 49% 이하
③ 지식재산권 라이선스 지식재산권 라이선스·노하우 공유 약정 체결 권고
④ 연구개발 투자 연간 매출의 최소 1%를 EU 내 연구개발에 투자
⑤ EU 근로자 고용(필수) 전 직급 EU 근로자 비율 50% 이상 유지(필수 충족)
⑥ EU 투입재 소싱 EU 소싱 최소 30% 달성 노력 및 전략 공표

    4) 허가 절차 간소화 및 산업제조가속화구역
        IAA는 산업 제조 프로젝트에 대한 국가 단위 단일 창구 설치를 의무화하고, 모든 허가를 하나의 신청서로 제출할 수 있는 통합 허가 절차를 도입한다. 또한 회원국은 법 시행 후 12개월 이내에 산업제조가속화구역을 최소 1개 이상 지정해야 하며, 구역 내 프로젝트는 통합 기본 허가를 사전 발급받아 개별 허가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EU 현지 생산 투자를 검토하는 국내 기업의 인허가 부담 경감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전망이다.

3. 국내 산업계 시사점
    1) 배터리 업계: 전기차 배터리 원산지 요건에 주목
        현재 한국 기업이 EU 내 배터리 셀 생산 역량의 82%를 차지하고 있어 출발점은 유리하다.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분야의 경우 2단계 요건이 종전 유출안 대비 대폭 완화(추가 부품 3개 → 1개, 양극 활물질 요건 삭제)되어 현지 가치사슬 구축 부담도 줄었다. 그러나 유럽 완성차 업체 납품과 직결되는 전기차 구동 배터리 요건은 BESS 대비 현저히 엄격하다. 2단계에서 배터리 셀·양극 활물질·배터리 관리 시스템 포함, 5개 주요 부품의 EU 원산지가 요구되므로, 양극 활물질 EU 현지 생산 역량 확보가 완성차 업체 납품 계약의 핵심 전제 조건이 된다. EU 집행위원회 영향 평가에 따르면, EU 현지산 배터리 셀·양극 활물질 사용 시 kWh당 16~30유로의 비용 증가, 전기차 1대당 최대 1,632유로의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할 수 있어 공급망 재편에 따른 비용 부담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2) 자동차 업계: 완성차 조립 및 부품 현지화 이중 과제
        IAA는 전기차 공공조달·기업 차량 보조금·승용차/경상용차 슈퍼크레딧의 전제로 차량의 EU 내 조립을 요구한다. EU에 생산 거점을 보유하지 않은 국내 완성차 업체는 공적 지원 수혜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부품 업체 관점에서는 유럽 완성차 업체가 요건 충족을 위해 EU 원산지 부품을 선호하게 됨에 따라, 유럽연합 현지 생산 거점이 없는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의 유럽 수출이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유럽 내 생산 거점을 가진 업체는 85% 플릿(fleet) 적합성 인정 방식을 활용하면 일정 물량까지 요건 충족 부담을 분산할 수 있다.

    3) 철강 업계: 저탄소 라벨 체계 변화 모니터링 필요
        유출안에 존재했던 별도의 철강 라벨 장(章)이 삭제되고, 대신 EU 집행위원회의 위임입법으로 온실가스 집약도 기반 자발적 분류 체계를 수립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EU 탄소거래제 및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기본 방향은 유지된다. CBAM 대응을 위해 이미 탄소 저감 투자를 진행 중인 국내 철강사로서는 위임입법의 구체적인 분류 기준이 어떻게 설계되느냐가 유럽 시장 접근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위임입법 논의 과정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한-EU FTA에 따른 동등 원산지 자동 인정 체계는 철강 제품의 EU 공공조달 참여에도 적용되므로, 저탄소 철강의 공공조달 공급 확대 기회도 병행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

4. 향후 전망 및 대응 방향
    IAA 법안은 현재 EU 집행위원회의 초안(우리의 정부안과 유사) 단계로, 유럽의회·이사회 심의와 삼자협의(trilogue)를 거쳐 최종 입법이 완료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입법 과정에서 원산지 요건 강화, 동등 원산지 인정 대상국 조정 등 내용 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업계는 아래의 방향으로 선제적 대응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입법 동향 모니터링: 유럽의회·이사회 수정안 및 위임입법 논의를 면밀히 추적하고, 특히 동등 원산지 인정 배제 권한 행사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

    ■ EU 현지 공급망 구축: 배터리 업계는 양극 활물질을 중심으로, 자동차 업계는 현지 조립 거점과 부품 현지화를 중심으로 한 단계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 한-EU FTA 채널 활용: 동등 원산지 인정 유지 및 위임입법의 합리적 설계를 위해 정부와 업계가 협력하여 유럽연합 측과의 통상 협의 채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 산업제조가속화구역 투자 기회 발굴: EU 현지 투자를 계획 중인 기업은 구역 내 인허가 간소화 혜택을 적극 검토하고 EU 보조금과의 시너지를 모색해야 한다.


[이하 각주]
1) 원문 참조: EU 집행위원회, "Industrial Accelerator Act", https://single-market-economy.ec.europa.eu/publications/industrial-accelerator-act_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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